지난주는 기쁨이 있었다. 에드센스 광고기제 메일을 구글에서 받았다. 그런데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일이 생겨서 혼자 웃고 말았다. 고대병원에서 '암'선고를 받은 날. 지난 금요일 오후....... 8개의 작은 주사기에 피를 채혈했다. 심전도 검사, 엑스레이, 소변검사 그리고 수요일에는 이름 모르는 검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MRA. 뼈 단층촬영.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또 다른 검사들이 있다. 나는 지금 입원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 먼저 방사선 표적 치료를 받는다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렸다. 의사가 준 '티슈'를 받아 들고 이야기에 집중하려 노력했는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이어졌다. 아니, 정신이 없어서 알아들수 없었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내가 앞으로 첫 번째 해아 하는 일은 검사와 '표적 방사선 치료' 란다. 95%를 국가가 부담한다는 이야기와 의사가 무엇이 미안한지 모르나,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는 아주 친절한 의사다. 고압적이지 않으며, 권위적이지 않다. 나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는데 솔직히 무엇을 궁금해해야 하는지 모르는 나는 '사간을 주시면...... 다음에 물어봐도 되나요?' 의사가 말하기를 '영어가 더 편하세요?' '아니요. 상관없어요, 한국말 잘해요' 얼굴이 붉게 물들었던 것과 내가 한 말의 전부는 '가족이 없어요, 친구도 별로 없는데.... 보험 회사에 연락을 해야 합니다.' 이 정도였다. 나중에 생각하니 나는 의사의 말에 영어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글을 다시 쓴다. 나 아닌 다름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입맛이 없어졌다. 모래를 씹는 느낌이었다. 몸에 힘이 빠졌다. '날씨가 흐려서 그럴 거야!' 자가 진단을 하며 다리가 아파도 걸었었다. 얼굴에 알레르기가 무지 심해졌다, 특히 화장을 했던 날은 더욱 심했었다. 그때 내가 몸에게 해준 말은 '봄이잖아! 꽃가루가 다 떨어지면 나아질 거야!' 음식을 먹을 때 콧물이 줄줄 나더니, 사래가 잘 들렸다. '늙어서 알레르기가 더 심해진 거야! 괜찮아' 오른팔을 쓰고 난 후에는 어깨가 너무 아팠다.' 좀 쉬고 나면 나을 거야, 이 정도는 이겨내야지?' 늘 이런 식이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때는 '늙어서 그래 쉬고 나면 좋아질 거야!' 나는 늘 이런 말을 몸에게 했다. 언제나....... 건강이 영원할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리고 더 미련한 것은 '내가 너무 건강해서 100살까지 죽지 않으면 어쩌나' 이런 걱정을 하고는 했다. 외국 생활을 할 때 심하게 '감기'로 고생을 한 후 건강을 그래도 많이 잘 챙겨서 비타민도 매일 먹었으며 꿀도 많이 먹어주었는데..... 지금은 아프단다. 내 병원 아이디가 '중증 외래'로 바뀐 것을 보고 '내가 아팠던 거구나' 그리고 나는 내 몸한테 미안해졌다.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떨어진 꽃잎과 새로 나오는 연두색 나뭇잎을 보며 새삼스럽게 중얼거린 나는 나무에게 물어보았다 '내년에도 볼 수 있니?' 참 많이 내 영혼이 몸한테 미안해하고 있다.
지금 내가 답답한 것은 방사선 치료를 얼마나 해야 수술을 할 수 있을까? 종양 크기가 크단다. 어떤 수술을 어떻게 받아야 하나?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답이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나는 '산소'자리를 사러 갔었다.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 대학병원에 영안실을 준비했었다. 그냥 차곡차곡했었는데 모든 것에 주체가 나로 변하니 마음은 바쁜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 몰라 당황스럽다. 또한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와야 '약처방'을 해 줄거라 아무 약도 받지 못해서 진통제만 꾸역꾸역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하다. '조직검사'를 할 때 일주일이면 결과가 나온다 했는데, 나는 10일 만에 나와서 '암은 절대 아닐걸' 하며 병원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의사는 나를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과와 콘퍼런스를 하느라 늦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팔로윙'을 했다. 내 시간을 내가 쓸 수 없게 되었다. 어쩜 당분간은 내 머릿속 '세계 여행은 개점휴업'을 해야겠지? 그 대신 나는 나와 같이 미련한 사람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 치료 일기를 쓰려고 한다. 그리고 가끔은 내가 가 보았던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써야지..... 지금 변하지 않을 것은 나에게도 2023 연 4월 10일이 올 것이다. 지금은, 희망을 가지고 희망의 바다로 나와 한판 불꽃놀이를 준비하는 나는 좀 슬프고 서럽다 그러나 100살까지는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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