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가 얼마나 적으냐고 물으면 한 사람을 하루에 몇 번이고 볼 때가 많다. 처음에 나는 그런 것이 몹시 신기했지만, 차츰 익숙해져 갔다. 내가 처음으로 하루에 네 번 본 남자가 있는데 그는 다름 아닌, 나중에 내 집주인이 된 '마이클'이었다. 버스 투어를 한 날, 나는 마이클을 발레타 카페에서 처음 봤다. 보통 키에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는 그는 청바지와 흰 남방을 입고 카페에서 여친과 진한 키스를 하며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주 오래된 '레이방' 선글라스도 눈에 뜨이는 모습이었다.
그날 '성 요셉' 성당을 관광했다. 입장료 20,000원 정도를 지불하고 들어 간 성당은 굉장히 휘황찬란했다. 모든 것이 '금박'으로 된 성당은 들어갈 때 이어폰을 주는 데 언어를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영어, 독어, 일어, 몰타어 등 총 5개 국어로 성당에 대해 설명해 준다. 무엇보다 '가라 바지오'의 '세례자 요한의 침수' 그림 원본을 볼 수 있어서 돈이 아깝지 않은 곳이다. 교회 규모는 적으나, 보존은 아주 잘 된 곳이다.
교회를 보고 나온 후 '아울렛' 매장?? 내 생각에는 6평 정도의 옷 가게가 2층으로 되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나, 지미추 구두, 버버리 남방, 리바이스 청바지 등을 가격을 싸게 팔아서 '아울렛'이라 했다. 그 매장에서 여자친구에게 구두를 사주는 그를 또 보았다. 인상 깊은 것은 여자 친구 하이힐 사이즈였는데 270mm쯤 되는 항공모함 만한 구두를 사주고 있었다. 나는 청바지 하나를 사가지고 왔다. 우리 돈으로 80,000원 정도 하는 리바이스 청바지, 나에게 기분 좋은, 웃을 수 있는 상쾌하고 신나는 바지였다. 그 후 그를 다시 만난 곳은 '슬리에마'라는 동네 식당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니 '마이클'이 다른 여자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마이클의 옷은 정장 차림이었다. 저녁을 먹은 후 나는 '딩글'이란 곳으로 '야경'을 보러 갔다. 야경을 감상하는 나에게 '안녕! 너 여기 또 있구나'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보니 '마이클'이었다. 아침에 본 여자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는 한참 웃었다. 그날 그의 이름이 '마이클'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일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후, '나 홀로 패션쇼'를 하는데 아침에 쌌던 청바지를 입어 보았다. 휘팅 룸이 없어서 대충 산 청바지를 입는 데 바닥에 뭔가 '툭'하고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우리 돈 사십만 원이었다. 눈을 의심하여 보니 돈이었다. 자꾸 봐도 돈이었다. 대박!!! 나는 웃기 시작했다. 청바지 뒷주머니 인가, 앞 주머니 인가는 지금도 모르나, 삼백 유로가 새로 산 바지 주머니에서 나온 날이다. 기분이 몹시 좋아지며 '몰타'도 좋아지고 있었던 시간이다. 그 후 나는 조금 중요한 날에는 언제나 그 청바지를 입는다. 또 다른 횡재수를 나에게 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몰타의 여정에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노트북을 켜고 '페북'에서 집 찾기 시작을 하며 잠들었던 기분 좋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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